푸~욱 꺼진 의자 쿠션 원상태로 회복하기
의자 쿠션 구조
옛날에 만들어진 의자는 엉덩이를 지지하는 부분에 편평한 나무를 놓고 그 위에 스폰지를 덧대어 다소 딱딱하다. 요즘 나오는 의자는 엉덩이 부분에 나무를 덧대지 않는다. 고무줄 등을 꽁꽁 묶어서 그걸 의자 공간에 걸어놓은 구조다. 그래서 푹신하고 좋다.
며칠 급한 일이 있어 의자에 오래 앉아있으니 허리가 아프다. 왠가 봤더니… 의자 쿠션이 전체적으로 꺼졌다. 위로 봉긋 솟아있어야 할 의자 쿠션이 아래로 솟아 있으니… 허리도 같이 꺼져서 하중이 목까지 올라온다.
가죽 의자가 오래 되면…
- 가죽 표면이 헐거나…
- 스폰지가 쿠션이 사라져 책받침처럼 된다.
인조가죽 코팅이 벗겨지다
보통 인조가죽을 많이 쓰기에 5년 정도 지나면 옷과 다리에 원인 모를 점이 생긴다(붙는다.ㅋㅋ). 인조가죽 코팅이 벗겨져서 다리에 붙는 현상이다.
5~7년 정도 지나면 의자 가죽은 바꿔야 한다. 동네 전봇대에 붙은 스티커에 “가죽 의자 커버 갈아요(1개 5만원)”가 자주 보인다. 의자 가죽 커버 바꾸는거.. 사실 알고보면… 해보면 별거 아닌데… 안해봐서… 잘 몰라서 보통 돈주고 맡긴다. 인생이 그렇듯 맘 먹기가 정말 어렵다.
의자 리폼에 쓰이는 가죽은 인조가죽이다. 인조가죽을 쓰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지만 몇년 지나면 또 찾아와야 하기에 그렇다. 요즘 인조가죽은 진짜 가죽과 구별이 어렵다. 일반인이 판단하기 매우 어려울 정도로 인조가죽 품질도 정말 좋아졌다. 하지만 인조가죽은 가죽이 아니다. 천연가죽은 쓰면 쓸수록 광이 난다. 사람 손에서 나오는 오일(일명 손떼)이 가죽 상태를 오래 지속하게 한다. 가죽 뿐만이 아니라 나무도 그렇다.
가죽 시장
동대문 평화시장과 창신동, 동묘(청계천8가)역 부근에 가면 가죽을 전문으로 다루는 시장이 있다. 가죽의 크기 단위는 평이다. 땅의 평과는 크기가 다르다. 땅은 1.8m*1.8m 정사각형을 1평이고, 가죽은 1 square/feet 는 30.48cm X 30.48cm이다. 통상적으로 가로 30cm 세로 30cm를 1평이라고 한다.
동묘는 관우를 모신 사당으로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대를 통해 조선에 들어왔다.
가죽은 네모 반듯하게 짤라서 팔지 않는다. 1마리 단위로 판다. 등과 다리 부위를 포를 떠서 한장으로 되어있다. 큰 소 한마리는 보통 25~30평 정도 되고, 중간 소는 20~25평 정도 된다. 등부분의 가죽과 다리 부분의 가죽 두께가 다르다. 질감도 다르다. 그래서 가죽은 마리 단위로 판매한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크롬코팅 가죽은 3천원 부터 시작하며, 프랑스 이태리산 베지터블 가죽은 평당 1만원~2만원 정도 한다. 가죽의 종류를 얘기하기 시작하면 너무 길어지니 패스…
의자 리폼에 쓰는 가죽으로 크롬 코팅 가죽이 제격이다. 크롬 코팅 가죽의 두께는 보통 1.5mm이다. 의자를 덮는 가죽은 부들부들하면 착용감이 좋기에 0.8~1mm 두께가 좋다.
가죽은 두껍다고 비싸고 얇다고 싸지 않다. 두꺼운 가죽을 포를 뜨듯 얇게 만드는 작업을 ‘피할’이라고 하는데, 보통 생가죽의 두께는 2.5~3mm로 용도에 맞게 가죽을 얇게 벗겨서 사용하기에 두께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동묘역 부근에 많은 가죽상들이 있는데… 의자 1개당 보통 4평 정도 소요되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된다.
의자 6개 분량 가죽 비용은 5만원 선이 적당하다.
가죽 얘기를 하려 했던게 아니라 쿠션 얘기를 하고 있는데 삼천포로 빠졌다.
제 친구가 삼천포에 사는데… 삼천포로 빠졌다는 얘기를 극도로 싫어한다. 미안하다.칭구야…
의자를 뜯다
의자를 뜯었다. 뭐 별거는 없다. 호치키스로 박혀 있어 드라이버나 전동 공구같은 것도 필요없다. 문제는 호치키스가 정말 많이 박혀있다. 의자 1개당 100개는 족히 박혀있다.
준비물
- 송곳(900원), 롱노우즈(3천원), 음료 빈깡통(호치키스 쓰레기통),
- 타카(호치키스로 대체가 안된다. 타카가 없다면 차라리 못을 박아라)
- 전동공구, 피스 36mm 12개, 각목 1.5m(난 대신특수목재에서 주어왔다.)
1자 드라이버로는 절대 안된다. 꼭 송곳이어야 한다. 손 다친다. 호치키스 날에 찔리면 파상풍 위험이 있다.
송곳 망가질까 두려워 하면… 손 다친다.
뾰족한 날 신경쓰지 말고… 팍팍 힘차게 박고 호치키스 날을 들어내야 한다.
어느정도 일어나면 롱노우즈로 뽑는다.
힘으로 빼지 말고… 지렛대 원리로 들어내면 편하다.
빼야 할 호치키스만 400개가 넘는다. 힘을 쓰면 안되는 이유다.
다 벗겨내고 나면 이렇게 생겼다.
[보라! 저 엄청난 호치키스 알을…]
저 고무줄은… 트럭에 물건을 고정할 때 쓰는 엄청 두꺼운 고무줄이다. 저런 고무줄도 늘어난다. 사람은 정말 무거운 존재다.
자동차 타이어에 못을 박아본 사람은 안다. 망치로 타이어에 못을 꼽는게 거의 불가능하다.
정확하게 90도 각도로 탁! 내려치지 않으면 고무의 탄성으로 손이 튕긴다. 의자에 고정된 고무줄을 뜯어서 팽팽하게 당겨 다시 못을 박는 일은 정말 어렵다. 혼자서는 힘들다. 손이 몇개 더 필요한 일이다.
이렇게 작정하고 박아도 안되는데, 타이어에 못이 박히는 이유를 모르겠다.
나는 푹신함을 포기했다. 저 고무줄을 구하기도 어렵고, 팽팽하게 당겨서 못 박는 것도 자신없다. 그래서 (주어온) 나무를 덧대기로 했다.
원래는 나무판을 덧댈까…도 생각했지만… 나무도 아깝고. 이렇게 원판을 대놓으면 쿠션이 너무 없어서 불편하다.
각목에 구멍을 뚫고…
나사를 박아서… 구조물을 만들고…(옹이와 손상이 많은 목재 부분을 사용했다.)
의자에 대 보았다. 딱 들어맞는다.
힘주어 눌러서 꺼진 쿠션을 각목으로 잡았다. 그리고 피스를 박았다.
꼴랑 피스 6개 박는데… 정말 힘들다. 어쨌든 끝났다.
타카(대형 호치키스)로 늘어진 가죽을 팽팽하게 당겨 박아주고…
지저분한 내부를 가려줄 커버도 호치키스로 박았다.정말 끝났다.
앉았다.예전보다 쿠션감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의자가 꺼지지 않아서…
허리를 제대로 잡아준다.
주어온 나무로 의자를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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