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30

004. [DIY] 선반... 밀링. 중국 | 한국

[선반... 밀링. 중국 | 한국]
왜정때 태어나신 내 아버지께서는
선반공/밀링공/용접공이셨고...
내 외할아버지는 왜정때 선반공으로
일본에서 큰 공장을 운영하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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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끊고 나서...
무작정 공구(tool)를 사모으기 시작했다.
공구 불어나는 재미로...
담배 욕구를 억눌렀다.
(공구가 밍크코트냐? 눌러지게?...
하는 마ㅇ라가 계신다)
담배를 끊은 진짜 이유는...
현 정부의 담배 증세정책에 동조를 거부해서다.
(내가 생각해도 참 멋있고 실천력 왕빵이다.)
어쨌든 작년 1월 2일 시작된 금연이...
11월 30일을 지나고 있다.
32일만 지나면...
만 2년이 된다.
Dremel부터 시작해서...
DeWALT로 채워나가고 있다.
뭘 특별히 만들기 위해 산건 아니다.
공돌이의 특성상...
공구가 있으면...
언젠가 뭔짓을 하기에...
샀다.
꽤 샀다.
(많이(多)는 아니고 질(質)좋은거로만 샀다)
미국이나 중국에서 소포가 오면
보통 중3 딸순이가 경비실에서 찾아온다.
박스를 넘겨주며 잔소리를 퍼붇는다.
"또 샀어요? 이번엔 뭘 샀어요?"
하면서도...
"그래도 골프치는 아빠보다는 훨 낫네요"
라고 마무리해준다.
"골프치는 아빠는 주중에도 없고...
주말에도 없고...
맨날 밥먹고 들어오고...
잠만 자는데...
울 아빠는...
밥 다 챙겨주고...
물론 돈은 쓰지만...
쪼금 쓰는 것 같고(엄마한테 박살 안난 걸로 보아)...
그래도 공구는 방에 남아 있으니까요..."
기특한 건...
울 중3딸래미
뻰찌 | 롱노우즈 | 니빠 | 쁠라이어를 완벽히 구분한다.
심지어 내 작업을 보면서
내가 필요하다싶은 공구도 슬며시 건낸다.
(딸래미 얘기만 나오면... 말이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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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mel을 전용 테이블에 낑겼더니...
간이 밀링머신이 됐다.
무언가를 깎기 위해 재료를 잡아주는 바이스가 필요해서...
Cross Sliding Vise을 사려고
국내 사이트를 돌아다녔는데...
없다.
해외 사이트와 구글 검색으로 찾아봤더니...
X-Y Table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에 걸렸다.
아마존에서는 자그마치 12종류가 올라왔는데...
에누리에서는 딱 1개 제품만 올라왔다.
가격도...
아마존 가격 $55, 에누리 가격 13만원...
국제 배송비까지 감안해도...
제조업 강국인 한국이...
미국보다 33%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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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공작을 하려면
이유 불문하고...
최소 두개의 절삭기는 보유해야 한다.
선반(lathe)과 밀링 머신이다.
(이 둘을 합치면(lathe + Milling = CNC)라고들 한다)
에누리에서 선반을 치면...
온통 '벽걸이 선반'만 나온다.
어찌어찌해서 선반(lathe)을 검색하면...
최소 1백만원 짜리부터 시작한다.
대륙의 알리와 타오바오를 조회했더니...
헐...
145위안(25,000원)짜리 부터 시작한다.
(얼마나 정밀할지는 모르지만.. 평이 나쁘지는 않다.)
미국과 대륙의 사이트에서는 쉽게 접하는 기계 공구들이...
제조업 강국 한국에서는 일반인의 접근조차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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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작게나마...
나만의 공작기계를 갖췄다.
용접이 주특기인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아들 3형제가 용접하는걸 매우 꺼려하셨지만...
(3형제중 용접을 하는 아들은 없다. 용접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아들 3형제가 보유한 공구는 전문가급이다.
피쳐폰의 발달로 사진의 대중화를 가져왔고...
스마트폰의 발달로 동영상 카메라의 대중화를 가져왔다.
비싸서...
구하기 어려워서...
보유하지 못한 기기들이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대중화가 좋다고 느껴지는건
전문가들의 꼴통 의식영역에 어쩔 수 없이 의지해서 살아온 시간이...
일반인의 평범한 삶,
즉 내가 필요한..
내가 하고 싶은...
내가 갖고 싶은...
것이 현실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공장에서나 구경할 수 있었던 공작 기계들이
일반인의 삶으로 내려가고 있다.
3D프린터의 보급으로
CNC를 대체하게 되는 시기도 얼마남지 않았다.
기계 공구마져 박살난 제조업 강국 한국...
아직 전문가들이 받쳐주기에
비록 건들건들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만...
얼마 남지 않았고...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아쉽다.
외할아버지 주특기인 선반과 밀링을 배웠어야 했다.
아버지 주특기인 용접을 배웠어야 했다.
이모부 주특기인 목수일을 배웠어야 했다.
이 세분은 내 가족이기 전에 엄청난 기술자시다.
이 분들한테 배우기에 이미 늦었지만...
그 피가 어디 안간다면...
비록 늦은 나이이기는 하지만...
나만의 대중화 영역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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