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5

[여행] 최상의 조합 = 백암온천 + 전복죽 + 풍기 주전부리

여행을 간 이유

제가 OO된 기념으로…
마누라가 또 힘들어하기도 하고…
몇 년간 휴가를 간 적도 없고 해서…
최상의 조합인
백암온천과 들깨전복죽을 먹으러 갔습니다.



왜 하필 백암 + 후포항?

백암온천의 물은 정말 극최상입니다.
원수(原水)에 몸을 담그고 나오면
몸도 피부도 보약을 먹은 느낌입니다.
울진은 덕구 온천이 더 유명하지만
덕구 온천은 (개인적으로) 대중탕에 가깝고 물도 나와는 맞지 않은데 반면…
백암은… 미끌미끌한 원수가 정말 일품이지요.
이유가 없습니다. 무조건 강추합니다.
강추해도 욕먹을 일이 없습니다.
피부에 온천을 양보했다면…
위장에 전복죽을 양보해야 합니다.
(구)동심식당…
이 할마씨의 음식솜씨가 정말 일품이지요.
맛이요? 
글쎄요. 
별로 맛있지 않습니다.
특별한 맛은 없습니다.
그런데 또 가고 싶습니다.
배가 꺼지면 또 가서 먹고 싶습니다.
오죽 먹고 싶었으면 36번 - 31번 - 88번 도로를 타고 왔겠습니까?
그리고 부모님 모시고 오고 싶습니다.
전복죽을 주문하면 35분 후에 나옵니다.
할마씨가 주문을 받으면 그때부터 쌀로 죽을 쑤시지요.
(사람이 많이 찾아서 미리 쑤어놓을 만도 한데, 주문을 받으면 그때부터 음식을 만드십니다. 그래서 맛있나 봅니다.)
전복죽은 14,000원입니다. 정말 비싼데… 정말 강추합니다.
도착하기 20분전에 전화(054-788-2557) 걸어 주문해야 
10분 정도 기다리면 바로 먹을 수 있습니다.
야들야들한 전복의 맛은 소고기가 놀라 저리 도망가고…
들깨는 뭐랄까요… 구수함을 안겨주고…
그래서 이 들깨전복죽을 먹으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안함과 죄스러움을 안겨줍니다.
(이 죽을 먹을 때 항상 부모님께 죄스럽지요. 그래서 죽이겠지요.ㅋㅋ)

About 백암온천

온천 원수(原水)는 한화백암콘도, 주변에 여관 1군데(어딘지 모름)…
이렇게 2군데에서만 나온답니다.
(LG연수원이 최근에 지어졌는데… 거기서도 원수를 사용한다는 썰이 있음)

한화콘도의 온천수

온천 물의 양의 많지 않아서…
원수는 열탕(45도)에만 원수 형태로 공급하고…
온탕과 냉탕에는 다른 물과 섞어서 공급하지요.
원수가 열탕에만 있다보니…
냉탕에서 몸을 얼린 후 열탕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 얼라들이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
- 대다수의 사람들은 원수(原水)의 존재 유무를 몰라서 입수를 안한다는 점.
덕분에 항상 깨끗하답니다.
원수(原水)의 존재를 몰랐을 때,
그래서 열탕에 안 들어갔을 때의 피부 상태와
열탕에 들어갔을 때의 피부는 확실히 다릅니다.
마누라가 피부 결이 좋은 편인데…
원수(原水)에 다녀오면 정말(?- 19금) 좋습니다.

이태리 타올로 슥쓱... 몇번 문지르면
힘들이지 않아도 O가 그냥 다 나옵니다.

백암 가기까지 주전부리

풍기에서 백암까지 가는데 2시간(약 90km) 걸립니다.
빨리 달리면 백암을 못 가고 죽기 쉽습니다.
세상을 일찍 하직하고 싶다면
차를 몰고 88번 도로를 시속 60km 정도로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꼬불탕 코스로서
운전을 하든 하지 않든 99%의 사람들은
멀미를 하거나 토가 나옵니다.
이렇게 오래 걸리다보니
풍기나 영주에서 식사를 해야만 하지요.
배가 고프면 멀미가 더 나니까요…
풍기는 인삼으로 유명한 동네입니다.(인삼이 풍기네...ㅋㅋ)
또 한우도 유명합니다.
인삼과 한우의 거래가 활발하다보니
동네에 고급지고 훌륭한 맛집이 꽤 있습니다.
첫번째로 ‘정도너츠’입니다.
네비로 찍으면 다 나오기에 굳이 주소나 위치 설명은 할 필요가 없네요.
어쨌든 풍기 IC에서 5분이면 어디나 다 도착할 정도로 아담한 도시입니다.
생강 도너츠로 매우 유명한 집으로…
너무 맛있고
그래서 유명하고
그래서 오후 6시 전이면 도나쓰가 동이 난다는…
영업시간은 7시까지인가 그런데…
7시에 간신히 도착했다 하더라도 도나쓰는 없다는…
10여종이 넘는 도너츠를 파는데, 맛은 단연코 생강 도너츠.
커피도 일품입니다.
두번째로 ‘미소머금고’의 고구마빵

미소머금고는… 뭐랄까… 달지 않은 고구마빵입니다.
고구마 무스 맛이 일품입니다.
설탕을 추가하지 않은 맛으로…
빵도 맛납니다.
정말 강추입니다.
인터넷 판매도 합니다.
여기 커피도 일품입니다.
(경주의 황남빵은 과하지 않은 단(팥)맛과 과하지 않은 피(빵)맛이 일품인것처럼
 미소머금고의 빵도 과하지 않은 맛을 풍깁니다.)
세번째로 ‘서부냉면’입니다.
평양냉면으로 서열 2위정도라고 하는데요…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어떤 조미료도 넣지 않은 육수에…
찰진 메밀면을 내 줍니다.
저도 음식할 때 조미료를 멀리하는 편이지만…
여기 육수에는 밑간 자체가 아예 안 되어있어
오히려 재료 본연의 맛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냉면이 메밀로 만들어서 소화가 잘되어야 하는데…
소화도 안되어… 저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조미료에 길들여진 나에게…
조미료를 멀리하려 노력하는 나조차도…
맛을 탐색하기 어려웠습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찾는데 도전하겠다…라고 생각하는 분만 추천합니다.
냉면 한그릇 가격은 9천원 입니다.
(여름에는 냉면만 하고, 다른 계절에는 불고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동네 소는 맛으로 유명해서 불고기를 먹고 싶었으나 다른 계절로 패스)
여기 말고도 설렁탕으로 유명했던 집이 있었는데…
유명세를 탄 이후, 음식맛이 곤두박질쳐서 소개도 안할랍니다.

가는 길

서울 - 풍기(미소머금고 고구마빵) - 영주 - 36번 - 31번 - 수비면 - 88번 - 백암온천 : 4시간 소요
백암온천 - 후포항 : 25분(동심식당 또는 홍게짬뽕(백년손님))
백암온천은 울진이기는 하지만 울진과 영덕의 중간지점인 평해에 있습니다.
가장 빨리 가는 길은 없습니다.
꼬불탕 짧은 길과 똑바른 긴 길만 존재합니다.
'기름값+톨비'도 동일합니다.
결국은 선택입니다.
고속도로를 갈꺼냐… 꼬불탕 국도를 갈꺼냐…
  • 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 7번 국도) : 400km - 4시간 30분 소요 : 직선구간
  • 고속+국도 : 330km - 4시간 30분 소요 : 王 꼬불탕 멀미동반(겨울엔 빙판길 비추)
고속도로는 정말 직선으로 달리는데 목적을 두면 됩니다.
꼬불탕 도로는 정말 경치가 좋습니다.
다만 좋은 경치에 토를 동반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봉화, 일월산 - 인간의 손떼가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공간입니다.

대안 36번 도로

대안은 있습니다. 다만 7개월 더 기다려야 합니다.
풍기에서 36번 도로를 타면 울진까지 1시간이면 갑니다.
왜냐면 꼬불탕 길을 직선화하고 있거든요.
현재는 70%만 직선이고, 나머지 30%는 올 12월에 개통합니다.
36번 도로는 정말 한이 많은 도로입니다.

HISTORY 울진과 36번

19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가 출몰할 때
접근하는 도로가 없어서 공비 토벌에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 땅에 태어났지요. 무장공비를 토벌하러...)
1982년 전두환 대통령 지시로 공병대를 투입하여 2년만인 1984년에 완공한 도로입니다.
도로번호가 36번(짝수니깐 동서횡단도로)인 이 도로는
꼬불탕만 있는게 아니라 굴곡과 고개, 내리막이 엄청나서
1980년대 이전에는 길을 만들려고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 가보면 압니다. 이런데 이런 도로가 있네…할 정도)
또 한가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원자력 발전소를 울진에 건설하려고
36번 도로 건설과 원전을 맞바꾸었다는 썰도 있습니다.
꼴랑 그깟 도로(국도) 하나와 혐오시설인 원자력 발전소를 맞바꿀 정도이니
울진 사람들이 36번 도로에 갖는 애착이란 말로 형용하기 힘듭니다.
공비를 때려잡든…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든…
울진 주민에게 36번 도로는 외부 세계와의 유일한 연결줄입니다.
그런데 골때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영덕에 떡하니 고속도로가 놓여졌지요.
울진에선 영덕을 많이 무시하지요.
영덕도 물론 울진 사람들은 촌사람이라고 폄하하지요.
이웃한 동네가 항상 으르릉거리는건 당연지사지요.
대게로도 원조 싸움이 심한 동네인데…
영덕에 고속도로가 놓인다니… 울진 사람들은 기가 차지요.
(국회의원, 도지사, 도의원, 시의원… 작살났지요)
이미 결론은 나버렸고 O은 O대로 팔리고…
그렇게 실리를 추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바로 36번 도로의 직선화입니다.

어려운 말로 ‘도로의 선형을 개선한다’입니다.
36번 도로의 숫자가 말해주듯
36번 도로를 주행하는 90분 동안 36번 멀미를 하는 사람이 비일비재합니다.
운전을 하는 저도 막판 30분을 남겨두고 속이 울렁거려서 혼이 났고…
뒷자리에 탄 우리 딸래미가
“아빠! 이 도로가 뭐에요. 여기 다시는 오지 말아요.”
할 정도로 엄청난 스윙을 자랑합니다.
이런 36번 도로가 직선으로 바뀌었습니다.
산을 만나면 터널을 뚫었고
계곡을 만나면 다리를 놨습니다.
다리의 높이를 잴 수는 없었지만
거짓말 조금 보태서 100m에 이르는 교각도 많이 있습니다.
또 말도 안되는 위치에 산을 깎아 교각을 세웠습니다.

지금은 70%만 개통했고…
올해 말에 100% 개통합니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현재는 1시간 분량을 직선화했으며, 30분 구간이 남았습니다.
내년 개통되면 ‘풍기-봉화-울진’ 구간이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어듭니다.
물론 토도 안 나옵니다.
단점으로는 왕복 2차선 도로라는거…
또 고도가 엄청 높아서 사고나서 차가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바닥까지 한참 걸린다는거…입니다.
서울에서 풍기까지 90분
풍기에서 울진까지 60분
울진에서 평해(후포항)까지 20분
평해에서 백암온천까지 20분

合 190분(3시간 10분)이면 백암 온천에 도착합니다.
이 얘기가 무슨 뜻이냐면…
풍기나 영주에서 굳이 식사를 해결하지 않고도
울진 죽변항이나 평해 후포항에서 신선한 해물을 먹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당일 치기로 후포항의 동심식당(054-788-2557)에서 점심을 먹고
죽변항에서 저녁을 먹고도
10시쯤이면 서울 집에 도착한다는 뜻입니다.
정말 대단한 변화입니다.

결론

백암온천(입욕료 1만원) + 동심식당(들깨전복죽 1만4천원) 은 항상 정답이다.
내년부터는 더 정답이다.

동심식당에서 차로 5분거리에 관동8경의 제 1경이라 칭하는 월송정이 있습니다.
(서희웅 팀장이 월송국민학교 출신이랍니다.ㅎㅎ)
월송정은 금강송 군락지로 걸어서 한바퀴 도는데 15분 정도 걸립니다.
소나무의 솔입과 모래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트래킹 코스이며
바다내음과 솔내음이 어우러져
여기가 산인지 바다인지 헤깔리기도 하지요.
정자위에서 바다를 내려보는 맛도 일품입니다.

정산
  • 기름값         : 80,000원 | 700km
  • 미소머금고 : 15,000원 | 고구마빵, 우유버터고구마빵
  • 미소머금고 : 5,000원 | 커피 두잔
  • 서부냉면     : 18,000원 | 물냉면(2인분)
  • 한화콘도     : 10,000원 | 입욕료(2장, 50% 할인. ㅋㅋ)
  • 동심식당     : 28,000원 | 들깨전복죽
  • 톨게이트     : 20,000원 | 고속도로, 외곽순환
  • 휴게소         : 10,000원 | 물, 휴지, 음료수, 워셔액 등
  • 合 : 185,000원
#개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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