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0

001. [자전거] 정비 - 자전거 패달 베어링 청소와 기름칠

주말...
운동삼아 IKEA에 간다. 잔차타고...
IKEA 소품들을 보며
내 방을 어떻게 꾸밀지 상상을 하다보면...
세상 고민...다소 덜어진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좋은게 있다.
과소비가 불가능하다.
자전거에 실을 수 있는 만큼만 사야 한다.

가격이 싸다 해도 너무 크면 못 사고...
아무리 갖고 싶어다 해도 무거우면 못 산다.
이래저래 없는 살림에 딱...좋다.

Dokument라고 하는 3단 철제 서랍장을













자전거에 싣고 집으로 오는데...
패달에서 계속 글글글...하며 무언가 갈리는 소리가 난다.

'이러다가 끌고 가야 하는거 아닐까?'
(참고로 IKEA는 광명이고, 집은 일산이다. 40Km정도 된다.)
'자전거로 끌고 가면 끝장이다.'

조심스럽게 살살 타고 왔다.
(사실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힘들어서 살살왔다. 패달은 핑계다.ㅎㅎ)

패달 베어링이 깨졌나 싶어...
베어링 구매차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어라...
패달 베어링 정보가 극히 없다.
1시간을 뒤져도 없다.
바셀 Q&A에 물어봤더니... 답변글이 올라왔다.

"페달은 페달마다 규격이 달라서
 분해해서 베어링 직경을 재야 합니다."

뜯었다.
패달 베어링 커버를 뜯었더니...
안쪽에 6각 볼트로 잠겨있다.




















12mm 복스로 뽑아냈다.

그랬더니...
저안쪽에 또 볼트가 보인다.



















롱노우즈로 끝을 잡고 당겼는데...
꿈쩍도 하지 않는다.

살살 돌려봤다.
슬슬 잘도 돌아간다.

한참을 돌렸더니...
드디어 속살을 드러냈다.



















오!... 빼냈다.

그런데 엄청 더럽다.
모래 등의 이물질이 엄청 낑겨들어갔다.

'이러니 소리가 나지...'

저 안에... 베어링 13형제가 사이좋게 누워있다.
역시 더러운 상태다.



















패달 뭉치가 건들건들하다.
더이상 조여진 곳은 없는 듯 하다.
패달을 잡고 당겼다.

쑤욱~~~ 하고 빠진다.



















속이 다 시원하다.

그리스에 달라붙은 몇개의 베어링이 보인다.
그리고 엄청 더럽다.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더럽다.

'다 닦아 주마.'



















물수건에 자석을 대고...
베어링을 주어모았다.
(베어링이 작기에... 자석은 필수다.
 하나라도 없어지는 날에는... 큰일이다.)





















오!... 잘들 붙어있다.



















다 빼고 다 닦았다.
베어링이 총 25개다.
(한개가 도망갔다. 아니다.
 한개가 빠그러져서 가루가 됐다.ㅠㅠ)

베어링 직경을 쟀다.



















내꺼는 3mm다.

한개가 박살이 났으니...
그렇다고 여분의 베어링도 없어서... 곤란하다.

'뭐 별 수 없지... 그냥 12개만 넣어야지...'
























휴... 다 닦았다.
내 마음이 깨끗해졌다.

이제는 깨끗히 닦은 베어링을 넣을 차례다.

베어링을 빼곡히 넣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다.
우선 이놈들이 작은 데다가...
움직이면 지멋대로들 움직이기 때문에 고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고정하는게 생각보다 간단하다.
그리스를 떡칠하면 된다.ㅎㅎ



















난 항상 자동차용품을 애용한다.

자전거 애호가분들은 자전거 전용을 선호하시지만...
난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자동차 용품을 선호한다.
참고로 저 구리스 한통... 3천원 주고 동네 카센터에서 샀다.
(자전거 체인 오일은... 자동차용 미션 오일을 쓴다.
 1리터에 5천원 주고 샀다. 평생 쓸거 같다.)

(그리스 없다고 WD-40 쓰면 안된다.
 WD-40은 디그리스용이다.
 기름기를 제거하는데 쓴다.
 WD-40을 썼다면 쇳가루가 새어나올꺼다.
 무조건 그리스여야 한다.)


















1자 드라이버 쓸 일은 정말 없다.
그리스 바를땐 최고다.
간만에 역할 했다.


















요즘 애들 표현으로 쳐발쳐발했다.












꽉 채운 그리스 위로
1자 드라이버를 이용해서
13형제를 차곡히 넣었다.
그리스말을 잘 듣는다.
베어링은 그리스에서 왔나 보다.
그리스 말을 잘 들어서...











뭐... 별로 힘들이지 않고 끝났다.

반대쪽도 마무리하고...
이제는 조립이다.












방향을 잡고...











패달 축에... 낑겨 넣었다.












방향은 그리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한방향으로만 들어가게 설계가 되어있다.











이어서 베어링과 살갑게 놀 볼트를 넣고...


















롱노우즈로 살살 돌리면 된다.

꽉 조이면... 패달이 안 돌아간다.
베어링이 잘 돌 틈을 줘야 한다.
꽉 잠근 상태에서 반바퀴 풀어주니 딱 좋다.


















외부 볼트를 체결하기전에...
와셔를 낑구고...



















외부 볼트를 넣고...
(와셔의 용도는 외부 볼트가 조여져도 내부 베어링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용도다. 즉, 방어막이다.)


















복스로 조였다.
끝났다. 
생각보다 쉽다.
시간도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먼지 방지 캡을 씌우니...
작업이 끝났다.

패달을 손으로 돌려보니...
웽 소리를 내며 경쾌하게 돌아간다.





정비를 마치고... 한컷!
고양이가 자전거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이 고양이는 내가 뭘하든... 항상 광합성을 한다. 부럽다.)
(밤새 자고... 낮에는 광합성하며 자고... 부럽다.)
(내 자전거는 Bigha 라는 제품이다. 인디언이 환호성을 지를 때 쓰는 일종의 구호라고 알고 있다.
 좀 무겁기는 하지만 좋은 리컴번트 자전거다. 미제라서 그런지... 많이 무겁다. 자전거 얘기는 나중에...)

* 후기...

자전거의 가장 큰 저항은 구름 저항이다.
바퀴 축의 저항부터 체인, 패달, 풀리, 기어 등 구름 저항이다.
체인에 기름칠만 잘해도 정말 부드럽게 달린다.
기름칠중 기어(스프라켓) 밑에 풀리 두개를 분해 정비하면 효과 짱이다.
여기에 패달 구름까지 정비하면... 
좋은 자전거 부럽지 않다.

패달돌리는데 
그륵그륵 소리가 난다면...
극극하고 갈리는 소리가 난다면...
베어링 청소를 권한다.

* 필요장비...

- 12mm 복스(자전거마다 조금씩 다른가보다. 확인들 하삼)
- 롱노우즈
- 1자 드라이버
- 그리스
- 자석(베어링을 잃어버리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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