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31

009. [DIY] 고장난 시계, 무브먼트 교체하기

멈춘 시계, 무브먼트 교체하기

화장실용 시계다.
마누라가 좋아한다.
화장실 분위기에 맞게 생김새가 물고기 모양이다.
비록 몇번 떨어지기는 했지만 10년도 넘게 쓰고 있다.
요즘 이 시계가 시간이 맞지 않는다.
밧데리가 없어서 그런가 해서 갈았더니…
이번엔 아예 움직이지 않는다.
얘도 늙었나 보다.
무브먼트를 갈아야겠다.
에누리에서 ‘무브먼트’를 검색했다.
가격은 정말 싸다.
1,000원 짜리부터 비싼 무소음이라고 해도
1만원이 넘지 않는다.
배송료보다 못한게 요즘 시계값이다.
장영실이 눈물을 흘릴 판이다.
배송료가 아까와 당장 질르지는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심심한 차에 이케아에 갔더니…
알람시계(VÄCKIS)를 판다.

가격이 무려 1,500원이다.
배송료 가격보다 싸다.
뒤돌아볼 필요도 이유도 없다. 샀다!
시계의 심장! 무브먼트를 갈아보자.
필요한 공구를 모았다. 제법된다.

제일 중요한 건…
+자 드라이버다.
(이 드라이버 세트는 그 옛날 세운상가에서 1천원 주고 산거 같다.)
(30년은 족히 넘었다.)
(아직 하나도 안 잃어버렸다.ㅎㅎ)
시계를 뒤집어서…

커버를 열었다.

시계가 오래되다보니…
나사도 녹이 슬어 잘 빠지지 않는다.
WD-40은 필수다.
어거지로 돌리다가 나사머리 빠가가 되면…
곤란하다.
녹이 난 나사에 WD-40 뿌리고 대략 라면 한 그릇 먹고 오면 된다.
모든 나사를 다 풀고

시계의 바늘까지 모두 빼고 난 후

무브먼트를 뜯었다.
하도 오래된 드라이버라 자성 기능이 없어서 나사가 도망가기 일쑤다.
자석을 하나 붙이면 정말 도움이 된다.
눈이 나빠져서… 나사 흘리면… 정말 뭐 되기 때문이다.
시침을 뺄때는 롱노우즈를 이용해야 한다.

손으로 뽑을 수도 있지만…
그럼 휘어진다.
이제는 이케아 알람시계를 분해한다.
아직 한번도 째깍거리지 않았는데…
조금 미안하다.


무브먼트 크기는 세계 통일 규격이다.
다만 시계축의 높이(시계판으로 돌출된 높이)는 좀 다르다.
일반적인 높이는 12mm이고…
대형 시계나 시계판이 두꺼운 시계의 축 높이는 18mm이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갈아꼈다.

무브먼트를 고정해 주는 요소가 없어서…
양면테이프를 이용하여 붙였다.
무브먼트가 가벼우니… 간단하게 붙었다.

이젠 조립이다.

나사 11개만 돌리면 된다.
금방 끝났다.
원래 썼던 시침과 분침, 초침을 쓰려했는데…
알람 시계와 구멍 직경이 달라서
비록 작지만 어쩔 수 없이 제치를 사용했다.
(좀 작아서 쪼다같기는 하다.)
남은 자와 교체된 자의 최종 사진이다.

오래되어 고장난 시계가 있다면
무브먼트만 갈면 된다.
시계까지 갈 이유가 없다.
  • 총 작업 시간 : 20분
  • 총 비용 : 1,500원.
  • 작업 난이도 : 초보자도 수월.끝.

008. [DIY] 콩(고양이) 식탁 만들기

콩(고양이) 식탁 만들기

큰형네에 개 한마리가 있다.
이름은 잭슨이다.
푸들같은데 다리가 엄청 길다.
1년에 보통 3~4번 본다.
설, 추석, 부모님 생신…
몇달전
조카 유영이가 새끼 고양이를 주어왔다.
길고양이 같지는 않은데...
머리가 깨진채 길에서 방치되고 신음하던 고양이를 그져 넘겨보지 못하고…
병원에서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던 그 고양이를…
결국 살려냈다.
생명은 정말 위대하다.
그러나 시력은 잃었다.
(큰 형수님도 정말 대단하다.)
데려온지 두달되었다.
이제 완벽하게 회복되어…
병원 치료를 받았는지 확인도 안될 정도다.
다만 시력은 회복되지 않았고
집안 여기저기서 쿵쿵 부딪치는 소리가 나면 그건...
콩이가 집안을 돌아다닌다는 뜻이란다.
불쌍하다.
특별한 능력도 있다.
사람 말소리가 들리면 사람과 눈을 정확하게 맞춘다.
마치 사람의 눈을 보고 맞추듯…
정확하다.
청력이 시력을 웃도는가...! 하는 느낌마져 든다.
그래서 시력이 없다는 사실을 간혹 잊는다.
이런 콩이를 위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뭔가를 하고 싶다.
그래서…
콩이를 위한 식탁을 선물하기로 했다.
콩이가 아직은 덜 자라서 편안한 크기를 맞추기는 곤란하지만…
미미(우리집에서 서식중인 흰고양이 - 성질이 좀 괴팍함)보다 조금 작을꺼라 예상하고
미미 식탁보다 1cm 낮게 설계했다.
가로 390mm X 세로 170mm X 높이(앞쪽 120mm, 뒤쪽 150mm)
경사는 30mm/170mm이므로, 아크탄젠트(atan)로 각도를 구하면
atan(30/170)=10.0079º
10도 정도되겠다.
식탁 상판에는 밥그릇을 고정할 110mm 구멍 두개를 뚫고…
양쪽 다리는 상판과 낑겨 맞물리게 설계하여 일체의 금속결합 장치는 없다.
나무는 E1급 자작나무합판(대신특수목재)을 사용하여 안전하다.
경사가 크면 밥먹기는 편하지만... 물그릇에 물을 많이 담기 어렵다. 
우선 설계도를 그렸다.
왼쪽은 결합도이고…
오른쪽은 부품도이다.

실측 사이즈로 출렸했다.
재료의 크기가 A4지보다 작으면
프린터로 출력하면 정말 편하다.
길이를 재고 각도기를 쓰지 않아도 되고...
동일한 재료가 여러개라면...  말이 필요없다.
대형 합판에서 원하는 크기를 절단한다.
톱질을 하다보면 톱밥이 절단선을 가려 직진 주행을 방해하는데…
진공청소기로 그때그때 제거하면…
절단 결과가 확실히 좋다.

가정 형편상
전동 직쏘나 써클 쏘를 아직 구입하지 못해서…
톱질 수행중인데… 나름 만족한다.
프린터로 1:1로 출력해서…
재단한 나무에 대고…
송곳으로 포인트를 찍고…

자와 컴파스를 이용해 나무에 절단선을 그린다.

자! 이제는 결합을 위한 절단 차례다.
바이스에 나무를 물리고…
수직 수평 톱질을 시작

미진한 부분은… 별 수 있나… 갈아야지…
마구 갈아야지…(휴... 정말 힘들다.)
톱질이 정확하면... 사포질은 정말 쉽다.

옆 다리 두개 완성…
상판에서 옆다리 조인트 부분도 완성…
정말 힘들다.
낑구는 방식대신 그냥 피스로 박으면 10배는 편하고 빠를꺼다. ㅠㅠ

자! 이제 결합을 해보자.


아구가 잘 들어맞는다.
예쁘다.
행복하다.
이제 남은 작업은 두개다.
밥그릇 구멍을 파고…
나무에 칠하면 된다.

스프라스 원목으로 만든 미미 식탁은 지금 많이 휘었는데…
역시 합판은 엥간해서 휘지 않는다.
일장일단은 있지만…
구조와 형태를 이루는 가구는
원목보다는 합판으로 만들어야겠다.
물론 원목중에 덜 휘는 나무를 쓰거나
원목 자체의 아름다움을 살려야 한다면…
당연히 원목을 골라야 한다.
그나저나
구멍 뚫어야 하는데… 고민이다.
트리머는 샀는데… 날은 루터용으로 사서…
맞지 않아 트리머를 사놓고도 못쓰고 있다.

Ali에 6.35mm짜리 콜렛을 주문했는데…
다른 것은 다 왔는데… 하칠 이 콜렛만 안왔다.
(역시 알리다.)
혹시 배달 사고가 나면... 잃어버리는 건 시간이기에...
눈물을 머금고 하나 더 샀다.


트리머 콜렛은 6mm 짜리고…
루터용 날은 6.35mm(1/4”)다.
0.35mm 차이가 둘다 바보로 만들었다.
그렇다고 비싼 루트를 사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트리머용 날을 사기도 그렇고…
지난 미미 밥상은 드레멜(dremel)로 뚫었는데…
드릴날이 휘청거려서 원하는 품질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는 스프라스가 아닌 합판이라서…
드레멜로는 어림도 없다.
며칠 기다려 보자. 에궁…
트리머 : Trimmer
루터(라우터) : Router

2017/01/17

007. [DIY] 싱크대 식기 건조기를 고정하다.

[DIY] 싱크대 식기 건조기를 고정하다.

기본을 지키기가 어려운 이유는… 기본이 전부여서다.

오늘은 정말 별거 아니다.
그런데 별거 아닌데 신경은 많이 쓰이는 거다.
생활 속의 불편함을 얘기하지 않으면
생활은 나아지지 않는다.
물론 불편함을 제거했다고 해서 좋아졌다는 뜻은 아니다.

싱크대 식기 건조기는 보통 스테인레스로 만든다.
싱크대도 스텐이다.
둘다 스텐이다 보니 식기 건조기가 덜렁거리며 움직인다.
그거 별거 아닌데 움직이는게 영 신경을 건드린다.
‘싱크대에 구멍을 뚫어서 나사로 박아버릴까?’
울 마누라는 원본 훼손을 경멸한다.
구멍하나 잘 못 뚫었다가는 내 심장에 구멍난다.
불편해도 구멍은 안된다.
고무줄을 스탠철사에 감아봤다.
오~~~ 좋다. 밀리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흘러…
고무액이 흐른다.
싱크대가 더러워졌다고…
닦기 힘들었다고 혼났다.
움직이지 않을 때는 좋아하두만…
실리콘을 녹여서 싱크대 주요한 부위 4군데에 떨어뜨리고…
식기세척기를 올렸다.
오~~~ 좋다. 밀리지 않는다.
시간이 조금 흘렀는데…
물기 몇 번에 위치가 바뀌었다.
싱크대가 더러워졌다고…
닦기 힘들었다고 혼났다.
구멍 뚫어 나사를 박으면 안되고…
고무줄도 안되고…
실리콘도 아니고…
뭐 좋은게 없을까?
있다.
파이프 실링용으로 사놓은…
중공산 실리콘 O링이다.
얘도 실리콘이지만 열처리를 거친애라서 묻어나지도 않는다.
식기 건조기 스탠철사 굵기에 알맞는 놈을 골라 대 봤다.
오~~~ 맘에 들어…
이걸 순간 접착제로 붙일까?
잠시 고민하다가…
식기에 본드 냄새 날까봐
가죽꼬맬 때 쓰는 초실로 감기로 했다.
초실… 정말 튼실하다. 3합이라 더 튼튼하다.
실을 어떻게 감으면 좋을까… 요리조리 궁리하다…해법을 찾았다.
바로 이거다.
뭐 대단한건 아니고 여덟8자다.
쫘악~~~ 땅겼더니…
요렇게 됐다.
맘에 든다.
사정없이 묶어서…
남은 실을 정리하고…
끄트머리는 불로 지졌다.
깔끔하다.
이렇게 4번 했다.
끝났다.
이제 싱크대에 설치할 차례…

뭐 설치랄 것도 없다.
그냥 올리면 된다.
오~~~ 좋다.
약간 흔들리기는 하는데…
식기가 올라가면 그 무게가 자연스레 흔들림을 잡아준다.
마누라가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성공이다.
지도 쓰다보면 편해졌는지 알꺼다.
그래서 남편의 위대함을 알꺼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