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년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을 가져왔습니다.
지난 08년 2월 17일 전라남도 보성에 갔었습니다.(car로...)
보성 특산물인 녹차를 사러 간 건 아니고...
꼬막이 제철(초겨울부터 늦겨울까지)이라서 겸사겸사 갔습니다.
설 연휴이후에 가서 그런지... 고속도로가 한산하기 그지 없더군요.
본래 여행을 준비없이 갑자기 가는 편이라...
아는 곳 위주로 갔습니다.
보성하면 두가지가 유명하지요...
녹차와 녹차 해수탕...
초봄이 되면 처음에 올라오는 첫순, 이걸 따다가 만든 차를 새작이라고 합니다.
새작이 맛도 좋고 가장 비싸지요.
아마 3월 말정도에 보성에 가면 새작을 구입하실 수 있을 겁니다.
녹차 해수탕은 원래 보성 대한다원에서 남쪽으로 언덕을 넘어가면 바닷가(율포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군데만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가 더 생겼더라구요.
그 이름하여 보성다비치콘도...
주민들한테 물어봤더니... 자기네 주민들은 콘도안에 있는 목욕탕은 안가봤다 네요.
시설은 좋다고 하드라~~~라고 말하시더군요.
얘기하는 것을 짐작해보니... 기존 목욕탕 주인과의 쓸데없는 마찰을 피하자는 눈치였어요.
덕분에 기존 목욕탕은 3,500원으로 500원 인하했고
보성다비치콘도에 있는 녹차탕은 5,000원 하더군요...
기존 목욕탕이나 콘도 사우나나 실내에서 바다를 볼 수 있게 전면을 유리창으로 해놓아서...
실내의 답답함을 한결 해소해줍니다만...
아무래도 시설이 월등한... 또 더 좋은 몫을 잡아서인지... 콘도사우나의 전망이 훨씬 좋습니다.
녹차탕의 물을 비교해보면 거기서 거기같은데...
콘도의 녹차탕물이 더 깨끗한 것 같아요.
또 녹차를 하루내내 푹 끓인 후에야 탕으로 물을 올려서 그런지...
목욕탕안에 녹차 향기가 그득합니다.
상쾌한 아침과 일출. 넓은 바다를 보면 사우나를 하는 느낌이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이지요...
생각할수록 또 가고 싶어지네요...
옛날 목욕탕은 목욕탕 실내의 온도가 좀 추운감이 있었는데...
콘도 목욕탕은 어디하나 흠잡을 데가 없습디다.
게다가 면도 잘하라고 쉐이빙 비누(거품이 쫙~악 나오는...)도 비치해 놨더군요...
녹차탕에 몸을 담구다 못해... 머리까지 푹 담가 머리카락에도 녹차맛을 뵈줬더니...
머리카락이 한결 부드러워지더군요... 목욕후 마누라도 한결 부드러워졌구요...
녹차가 좋긴 좋은가 봅니다.
녹차탕의 장점은 너무 많지만
가장 민감한 사항을 들자면 '때'가 아주 잘 나온다는 겁니다.
이태리타올을 몇번 문지르지도 않았는데...
더이상 '때'가 나오지 않습니다.
5분도 안되서... 온 몸의 때를 싹 다 밀어줬죠.
힘도 별로 안들고 3kg은 훨씬 가벼워진 느낌...
자전거 죽도록 타봐야 3kg빠지는 것에 비하면 정말 놀라운 효과라 아니할 수 없지요...
등을 밀어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다들 가족끼리 와서 그런지... 여기저기 눈치만 보다가... 덩더리에 있는 때는 어쩔수 없이 훗날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에고...
7시에 들어가서...
9시에 나오니... 배가 많이 고프더군요.
원래 여행은 보는 맛도 있지만 먹는 맛도 필요하기에...
콘도 직원이나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보성엔 별거 없어요... 회나... 뭐 꼬막...그리고 양탕이라고 염소탕일라고 있는데... 어쨌든 별거 없어요..."
그래서 차를 타고 보성읍에 나갔는데도... 정말 별거 없더군요. 유명한 집도 없다고 하고...
다시 차를 돌려 대한다원으로 들어갔습니다.
매표소 들어가기 전에 식당이 한군데 있어서...
(입장료가 1,600원인데.. 이 표를 가지고 콘도 목욕탕에 가면 1천원 할인해줌, 숙박도 할인해 준다고 함.)
거기서 녹차꼬막비빔밥을 먹었지요.
(포커스를 엉망으로 맞추었네요... 에고...)
미나리에...
벌교산 꼬막을 넣고...
녹차잎 무침, 홍당무채랑 고추장이랑 넣고 비벼 먹는데... 정말 맛있습니다.
(벌교에 비하면 이건 맛도 아닌 것을 나중에 알게됩니다.)
처음에는
'뭔 꼬막에 비빔밥? 그것도 녹차잎이랑?' 하고 생각하며...
약간의 비린맛이 나지 않을까 걱정해서...
'배고프니 먹어본다'...로
도전해봤는데...
녹차의 씁씁함과 미나리의 상큼함, 꼬막의 쫄깃함, 참기름에 고추장, 아작 씹히는 홍당무까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아직 추운 겨울이지만 음식은 봄을 재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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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하면
작가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인 벌교를 가보지 않을 수 없죠...
그래서 바로 벌교를 향해 돌진...
전라도의 국도는 흉악하기로 소문이 났었지요.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 이후
전라도의 국도는 수도권의 고속도로 수준입니다.
그래서 지금 최악의 국도는 바로 충청도...
그것도 충청남도의 길이 흉악하기 그지 없죠.
중앙선 대신 중앙 차단막을 설치했구요...
야간 전조등에 눈부시지 말라고...
눈부심 방지 장치까지 했습니다.
왕복 4차선 도로가 정말 환상입니다.
보성에서 벌교까지 약 20Km정도 되는데...
예전 같았으면 꾸불꾸불 좁은 길을 1시간 정도 달려야 했는데...
지금은 10분도 채 안걸려 도착했습니다.
꼬막...
꼬막의 종류
꼬막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건 아시죠?
참고막, 새꼬막, 똥꼬막...
그런데 벌교분들은 두가지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참꼬막과 새꼬막...
맛은 참꼬막이 정말 더 쫄깃합니다. 다만 가격이 새꼬막에 비해 두배 정도 하죠.
새꼬막은 양식이 되는데... 참꼬막은 양식이 안된답니다.
10Kg 한포대에 설전에는 7만원에 팔았는데...
설 이후에 가니까... 65,000원 달라는걸
매생이 한뭉치를 뜯어내고 65,000원을 냈습니다.
매생이가 뭔지는 아시죠? 일종의 파래같은 건데... 그 가늘기가 머리카락보다도 더 가늡니다. 매생이를 먹을 수 있는 계절은 오직 겨울뿐이라고 하네요... 매생이를 한주먹 정도 뭉쳐서 4,000원에 팔더군요.
나중에 식당에서 매생이국을 먹어봤는데...
영화 라따뚜이에서 음식 비평가가 라따뚜이라는 음식을 먹고 예전 어머니의 맛을 느끼는 장면이 나옵니다.
매생이국을 먹어보면 뭐랄까...
제주도의 푸른 바다 맛이 우러나는 느낌입니다. 정말 바다한가운데 해조류옆에서 수영하는 느낌이 바로 오지요.
매생이를 어떻게 끓여먹냐고 아줌마 한테 물어봤더니...
아줌마 왈 : 굴넣고 다금다금 해서 먹어...
나 왈 : 다금다금이 뭐에요?
아줌마 왈 : 다금다금 몰러?
나 왈 : 그거 먹는 거에요?
아줌마 왈 : (에고~~ 이걸 어떻게 설명하냐?)
나중에 알고 봤더니 다금다금이란 말은 미역국 끓이듯이 굴넣고 같이 끓이라는 뜻인것 같습디다.
다시 꼬막으로 와서...
참꼬막은 꼬막껍질의 주름이 굉장히 깊게 파여있습니다.
보통 그 골의 갯수가 20개 미만이면 참꼬막
30~40개면 새꼬막이라고 분류를 하는데...
일반 식당에서 먹는 꼬막은 다 새꼬막이라고 보면 됩니다.
맛도 비교할 겸해서
새꼬막도 10kg을 샀습니다.
3만원에...
그리고 또 벌교를 오기 뭐해서... 전화주문 명함을 한장 받아왔지요...
나중에 집에 와서 먹어보니...
참꼬막이 훨씬 맛있었는데...
마누라가 Blind test 해보자고 해서... 해봤더니...
저는 못 맞추더군요... 저같은 서울 촌놈들은
참꼬막이나 새꼬막이나 그 맛을 잘 몰르나 봐요...ㅋㅋㅋ
꼬막 고르는 법
참꼬막은 조개껍질이 새꼬막에 비해 굉장히 두껍습니다.
또 피(꼬막을 강제로 열어보면 사람 피같은 빨간 것이 나오는데... 피는 아니라고 합니다.)의 양이 정말 많습니다.
이 피때문에 피조개라고도 한다고 하네요.
참꼬막은 이 피가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참꼬막을 쪄 먹기가 굉장히 어렵더군요.
너무 많이 삶으면 피가 쫙 파져서... 딱딱해서 맛이 없고...
덜 삶으면 빨간 핏물이 그냥 나옵니다.
꼬막은 너무 작아도 못 쓰고
너무 커도 못쓴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골프공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하더군요.
사실 골프공이 무지 큰데... 정확한 사이즈를 말씀드리면
골프공의 직경보다 조금 작은 직경을 가진 꼬막... 이게 정확한 표현일겝니다.
꼬막의 최대길이가 골프공의 직경보다 작아야 한다는 말이지요.
참고막이든 새꼬막이든... 사실때
그물망에 넣어서 파는데...
이때 껍질이 너무 하얀거는 사지 말라고 합니다.
하얀거는 100% 양식이라고 합니다.
새꼬막도 양식인 것과 아닌 것이 있는데...
양식인 것은 유난히 하얗습니다.
양식이 아닌 것은
참꼬막 잡을때 같이 잡히는 새꼬막이 있는데...
이 새꼬막은 양식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리고 양식이 아닌 새꼬막은 언뜻 보면 참꼬막과 비슷합니다.
벌교 식당에서 주는 새꼬막은 양식 새꼬막은 아닌 것 같더군요.
꼬막 잘 삶는 법
작가 조정래씨가 태백산맥에서 쓴 구절중에
무당 소화의 어머니가 소화를 보며 이런 말을 합니다.
“워메 내 새끼 꼬막 무치는 솜씨 잠 보소. 저 반달 겉은 인물에 손끝 엽엽허기가 요리 매시라운 니는 천상 타고난여잔디. 금메, 그 인물, 그 솜씨 아까와 워쩔끄나와.” 어머니를 섧고 슬프게 했던 꼬막 무치는 솜씨였다. 꼬막은 다른 조개들과는 달리 다루기가 꽤는 어려웠다. 모래밭에 사는 조개들과는 달리 뻘밭을 집으로 삼고 사는 꼬막은 온몸에 거무스름한 갯뻘을 맥칠을하고 있었다. 그래서 씻는 것부터가 다른 조개에 비해 힘과 정성이 몇 곱으로 들었다. 힘과 정성이 몇 곱으로 드는것은 갯뻘이 묻어서만이 아니었다. 그 껍질의 생김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조개는 그 껍질이 매끈거리게 마련인데 꼬막의 껍질은 수 없이 많은 골이 패어 있었다. 기와 지붕과 똑같은 골이 쥘부채의 살처럼 퍼져 나가고 있었다. 그 골마다 갯뻘이 끼여 있으니 씻는 것만도 보통일은 아니었다. 그 다음이 삶는 일이었다. 솜씨는 이때부터 필요한 것이었다. 감자나 고구마를 삶듯 해버리면 꼬막은 무치나 마나가 된다. 시금치를 데쳐내듯 핏기는 가시고 간기는 그대로 남아 있게 슬쩍 삶아내야 하다. 그 슬쩍이라는 것이 말 같지 않게 어려운 일이었다. 알맞게 잘 삶아진 꼬막은 껍질을 까면 몸체가 하나도 줄어들지 않았고, 물기가 반드르르 돌게 마련이었다. 양념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대로도 꼬막은 훌륭한 반찬 노릇을 했다.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그 맛은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그래서 어느 잔칫집네나 삶은 꼬막이 큰 광주리에 그득하게 담겨 있게 마련이었다. 술상머리에 한사발씩 퍼다 놓으면 제각기 필요한 만큼 까먹는 것이다. 콩나물이 그러하듯 꼬막도 잔칫집의 흔하고도 소중한 반찬이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편법이었다. 제대로 꼬막맛을 갖추려면 고추장을 주로한 갖은 양념의 무침을 거쳐야 한다. 이 단계에서 꼬막맛도 제각각이었다."
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무당의 딸이다보니 음식 솜씨가 좋다고 해서...
시집을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인데...
음식을 잘해 천상 여자는 여자인데...
하며 한탄조로 얘기하는 부분이지요.
역심 조정래씨다운 표현이 나옵니다.
알큰하다는 표현... 무슨 말이라고 설명을 할 수 없어도...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는...
어쨋든 꼬막을 삶는 일이 정말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얼마나 힘들면 소화 어머니가 자기 딸 꼬막 삶는 것으로 자랑을 다 하겠습니까?
하지만 일반적인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꼬막삶는 법
물을 팔팔 끓인 후에...
온도를 약간 낮추기 위해 찬물을 살짝 조금 넣습니다.
그리고 불을 중불로 낮추어서...꼬막넣고 끓이는데...
꼬막의 양이 한대접이면 1분~2분...
두대접이면 2분~3분
세대접이면 3분~4분 정도 끓이되
물을 한방향으로 저어준다.
이때 꼬막껍질이 한두개 벗겨지기 시작하기 바로전에 불을 끄고 채에 받쳐 물기를 뺀후
그릇에 담아 상에 올려놓는다...
이렇게 설명을 드리지만... 저나 마누라나 매번 실패합니다.
오래 삶은 것보다는 덜 삶는게 오히려 더 낫더군요.
덜 삶았다면 한번 더 삶으면 되니까요...
꼬막의 피에는 사람의 피성분과 흡사하다고 해서
여자, 특히 산후 산모에게 매우 좋다고 합니다.
껍질을 깐후 꼬막을 빼먹고 나면
검디디하게 물이 있게 마련인데... 이 검은 물을 먹어야 꼬막을 다 먹는 거라고 하시더군요.
전 이게 뻘물이 아닌가 싶어 안먹었더니... 그게 피...랍니다.
저도 따라 먹다보니 짭쪼름한 그 검디디 물이 정말 맛이 좋습니다.ㅋㅋㅋ (입에서 침샌다...)
꼬막을 벌교에서 먹을 때... 유명 음식점
벌교에 가면 순 꼬막집 뿐입니다.
꼬막집 말고는 간판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중 유명한 집을 꼬막아줌마한테 물어봤더니...
원조꼬막집이랍니다.
어디냐고 물어봣더니...
벌교역 부근인데... 거기가 최고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벌교역을 등진채로 왼쪽으로 가다보면 바로 삼거리가 나오는데...
삼거리에서 우회전 하자마자 바로 왼쪽을 보면 원조꼬막 어쩌고가 나옵니다.
일종의 사도집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주차장도 넓직하구요...
꼬막 정식은 1인분에 1만원합니다.
지방에서의 음식치고는 비싼편이죠.
사실 벌교는 관광지라고 할 수 없거든요.
꼬막이 비싸다보니
1만원을 받는 것 같습니다.
원조꼬막집이 유명한 이유를 알아봤더니
꼬막 5가지 음식을 처음으로 내놓았다고 해서 유명해졌답니다.
처음 상에 앉으면
- 꼬막삶은게 한접시 나옵니다. 알큰한 놈들을 빼먹고 나면
- 이제부터 한상 크게 나옵니다.
꼬막찜 --> 꼬막전 --> 꼬막무침 --> 꼬막양념무침 --> 꼬막된장찌게
나머지 여러 음식들이 한상 가득 나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깜빡하고 사진 찍는걸 까먹은게 이리도 후회가 되네요.
먹고난 껍질 사진이라도 올립니다.
꼬막찜은 꼬막껍질을 벗겨 먹는데...
꼬막껍질이 잘 안벗겨집니다.
제가 껍질 까는데 쩔쩔매니..
주인장께서..."꼬막은 뒤로 까먹는 겁니다."라고 하시면서 시범을 보여주시는데...
꼬막껍질조인트 부분(기계과라서... 이 부분 설명을 이렇게 밖에 못함)에 젓가락을 끼워서
지렛대처럼 퍽~~~ 하고 꺾으니 사정없이 열리더군요.
촌놈들은 입을 벌려 까먹고
여기 사람들은 뒤를 따먹는다고 하시데요...
촌에서는 누가 촌놈일까요?
꼬막껍질까다가... 손톱이 상하게 되는데...
손톱이 상하면 여자들 속상하지요...
또 남자도 속상하게 됩니다.
남자 손이라도 여자 스타킹을 만질 때가 있쟎아요?
이때 스타킹 올이 나갈 수 있으니(내용이 좀 그러한가...?)
남자도 여자도 꼬막깔때는 아래 그림과 같이 계획적으로... 가서 드세요.
꼬막 전
꼬막전은 밀가루 반죽에 꼬막을 넣고 빈대떡같이 줍니다.
그냥 맛이 일반적입니다.
꼬막양념무침도 우리가 어렸을때 먹던 간장양념을 뿌린 그겁니다. 이것도 일반적이지요.
그럼 일반적이지 않은게 무엇이냐 ... 그건 바로!!!!!!!!!!!!
꼬막 무침...
꼭 골뱅이무침처럼 나옵니다.
골뱅이 대신 꼬막이 있다는 것 말고는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재료는 꼬막, 미나리, 홍당무채, 무채(한번 절여서 물기를 뺀)를 고추장과 갖은 양념에 버무려서 나옵니다.
이 꼬막무침을 비빔그릇에 넣고... 밥과 참기름, 김가루 뿌려서 비벼 먹습니다.
와~~~~~
이건 음식이 아니라 예술입니다.
왜 조선시대 벌교 꼬막이 임금님 수라에 올랐는지 알 수 있습니다.
죽입니다.
밥을 비벼 먹으니 자연스레 된장국에 손이 가는데...
된장국안에 꼬막이 20마리도 더 넣었더군요.
한숟갈 퍼서 입에 넣는데...
매생이국같은 바다의 맛이 바로 느껴집니다.
제주도에서 오븐자기뚝배기는 시원한 바다의 맛이라면
벌교 꼬막된장국은 알큰한(ㅋㅋ) 바다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된장 자체도 맛이 있거니와 꼬막까지 어우러져 맛을 형용하기 힘드네요.
저같은 기계과 출신들이 글을 쓰면 안됩니다.
이건 글쟁이들이 와서 먹어보고 써줘야 합니다.
사실 꼬막 5개 음식말고 나온 음식이
제가 서울집에서 평소에 못먹는 것들인데도...
꼬막에 반한 나머지 쳐다 보기도 싫고...
이미 배는 부르고... 완전히 찬밥 신세가 된게 아쉬울 뿐입니다.
한상을 다 비우고 나서 배를 뚜들기는데...
보통 이렇게 먹으면
속이 부대껴서... 거동도 힘들고 또 짜증도 동반하는데...
꼬막과 채소, 된장을 먹으니
전혀 부대꺼림이 없더군요.
1시간 정도 지나니... 바로 소화 완료...
그래서 작가 조정래 선생님도
태백산맥에서 무당의 이름을 소화라고 하셨나 봅니다.ㅋㅋㅋ...
낙안읍성
소화할겸 근처 16Km떨어져 있는 낙안읍성(민속마을)에 갔습니다.
낙안읍성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에 쓰기로 하겠습니다.
낙안읍성을 마지막으로 서울로 출발하려는데...
벌교 꼬막집중 인터넷에서 유명한 외서댁 집이 생각이 나더군요.
그래서 마누라를 졸라
꼬막 정식을 한번 더 먹기로 했습니다.
외서댁...
태백산맥을 읽어보면
참 불쌍한 여자지요.
남편이 빨갱이 짓하러 지리산에 가버리고
빨간 완장찬 염상국 밤마다...
결국 외서댁마져 지리산에 올라가... 결국....
어쨋든 그 외서댁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집을 가봤습니다.
전체적으로 음식 종류는 비슷합니다.
다만 원조집에 비해서 좀 달고... 좀 더 짭니다.
즉, 애들이 먹기 좋은 맛이구요. 어른들이 좋아하는 맛을 원하시면 원조집을 가셔야 합니다.
외서댁 음식은 맛의 깊이가 얇구요... 원조집은 아주 깊습니다.
다만 꼬막전은 외서댁이 맛있습니다.
밀가루반죽이 아닌 계란으로만 전을 부칩니다. 일품이지요.
저보고 벌교에 와서 밥을 먹으라고 한다면 어딜가겠느냐고 물어보신다면...
두말없이... ㅋㅋㅋ
꼬막은 좋은 음식입니다.
배부르게 먹어도
부대끼지 않습니다.
소화 아주 잘 됩니다.
웰빙 그 자체입니다.
전 골뱅이 사다가 무침으로 먹는데...
꼬막, 미나리, 홍당무, 무에... 알맞게 삶아진 소면...
마구 비벼서
시원한 맥주 크게 들이키고
한 젓가락!!!!!!!!!
골뱅이가 옆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ㅋㅋㅋ
하지막
태백산맥에서 비쳐지는 꼬막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꼬막은 맛있지만 꼬막 캐는 아낙네는 그렇지 않다가 정확한 표현일겝니다.
조정래씨가 꼬막캐는 아낙에 대해 쓴 글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시상 사람덜이 저저끔(제각기) 몸 놀리고 일혀서 묵고 살기로는 매한가진디, 거그에 상하귀천이 논두렁 막대끼 딱허니 정해져 있는 겨. 고것얼 가만히 따지고 보먼 심이 들고 목심이 위태로운 일일수록 천허고, 몸 덜 놀리고 편헐수록 귀헌 것이여. 고 것이 당연헌 것인지 암스롱도 워쩔 때는 불쑥 틀렸다는 생각이 드는 겨. 고 것이 언젠고 허먼, 엄동설한에 뻘밭에서 여자덜이 꼬막 캐는 것을 볼때여. 널빤지럴 탔다고는 허지만 한쪽 다리는 뻘밭에 넣고 있는 것인디, 고 것이 을매나 춥고 심드는 일이겄어. 그 심드는 일에 비허먼 꼬막값이 너무 싼 것이제. 남자 허는 일 중에서 질 천허게 여기는 것이 배 타는 것인디, 여자 허는 일로 질 천헌 것이 꼬막 캐는 일일 것이여.” 언제인가 겨울에 꼬막장수 여자를 보내놓고 시아버지가 혀를 차가며 한 말이었다. 그 여자의 손등은 얼부풀고 터서 짝짝 갈라져 있었다. 갈라진 자리마다 핏발이 엉켜 있는 그 손을 여자는 몹시도 부끄러워했었다. '아부님, 지가 인자 그 천헌 일얼 헐란지도 몰르겄구만요. 소작이 떨어지고 길남이, 종남이 키울라먼 그보담 천헌 일도 헐 것이구만요. 아부님, 지가 심내서 살아가게 지럴 꼭 지켜주시씨요.' 들몰댁의 가슴은 눈물로 젖고 있었다.
벌교에서의 꼬막은 사실 우리 여인네의 울음이다.
꼬막은 겨울꼬막이라...
그 차가운 겨울 바다 뻘 위를 헤엄치듯 다녀야 한다.
얼음보다 더 차가운 뻘 속에 손을 넣고 꼬막을 찾기위해 후벼 파야 한다.
그것도 매일... 또 매일...
꼬막에 대해서 장문의 글을 썼습니다.
전 작가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을 읽고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아마 제가 20살때 읽었다면 이런 맘을 못가졌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40 다되어 태백산맥을 읽다보면
우리나라 근대사에 대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갑오경장부터 녹두장군, 한일합방, 유관순, 빨갱이, 해방, 6.25~~~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녹두장군에 대한 역사적인 평이 엇갈리는데요...
어쨋든 녹두장군이 그 시대에 없었더라면
녹두장군이 없어서... 그 시대 장정들이 그렇게 많이 죽지 않았다면
36년이라는 시간이 더 짧아지지 않았을까...
그리고 빨갱이라고 하는 민족분단이 생기지 않지 않았을까...하며
한국 근대사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벌교에서 미련곰탱구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