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9

[전기DIY] 밧데리 교체 - 일렉트로룩스 무선 청소기

밧데리 교체 - 일렉트로룩스 무선 청소기

종이컵

요즘 사람들 종이컵으로 물한컵 커피한잔 마시고
휙 버리는 걸 외할머니가 보셨다면
혼쭐을 내셨을꺼다.
외할머니라면...
깨끗하게 닦아 말려서 또 쓰고...
닦아 말려 또 쓰고...
한달 정도 그렇게 사용하다
닳고 헤지면
"아깝다"하시며
화분 밑받침으로 쓰셨을꺼다.

종이컵이야 그렇다지만
멀쩡한 가전 제품 버리는 사람... 정말 많다.
그렇게 따지면
오늘 손자가 한껀 했다.ㅎㅎ



내 작업장

내 방이다.
정돈을 한다고는 했는데...
내 딸순이는 어지럽다고 내 방에는 잘 안들어온다.
정돈이 된게 어지럽다나?
선반을 달아야하는데 무슨 고민이 들었는지...
6개월째 안하고 있다.
아직 구상이 덜 끝나서다.


오히려 석고보드로 마무리한 반대 벽면에는
자랑스럽게 선반을 달았다.
선반이 자랑스러운게 아니라
금단 증상을 누르려 좋아하는 공구를 사 모았고
담배값 30개월치로 조금씩 사모은 공구가
너무나 자랑스럽다.
정확히 말하자면 담배값 15개월어치다.
이보다 훌륭한 금연 장려 사진은 없을꺼다.

일렉트로룩스 무선 청소기

아버지께서 선물로 받은 청소기를
꽤 오래전 내게 주셨다.
성능이 뭐 훌륭하지는 않지만
무선이 장점인 청소기다.
얘도 한 5년 썼더니...
문제는 5분정도 쓰면 이내 멈춰버린다.
밧데리가 맛이 갔나보다.
그렇게 오랜시간 방치됐다.
다이슨 무선 청소기가 세상을 휩쓸고 있지만
바꾸자니 가격이 너무 비싸고
밧데리만 갈면 멀쩡히 잘 도는 청소기를 버리고
새거로 바꾸는 것도 웬지 미안하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밧데리 교체를 감행한 선구자들이 꽤 많았다.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난이도가 그닥 높아보이진 않았다.
또 밧데리 교체 비용이 6만원 정도 한다하니...
돈도 아깝고...
이리저리 고민하다
선구자들의 얘기를 분석한 후...
뜯었다.
뜯을 땐 용감하게...

필요한 공구

  • +자 드라이버 : PH2形으로 길이가 3cm는 넘어야 함.
  • 인두, 송진, 줄 납
  • 절연 테이프(없어도 됨)
  • 자석 : 나사 도망 방지용(없어도 됨)


정말 단순한 구조다.
잘 만들었다.

뒤집으면 나사 홈이 5개 있다.
중앙에 나사는 좀 깊게 박혀있다.
+자 드라이버가 좀 길어야 한다.

+자 드라이버도 종류가 여러가지다.
필립스 규격인 PH1, PH2(일반), PH3 3종류가 있고
숫자가 크면 +자의 크기가 조금씩 커진다.

+자 홈이 작아 보인다 해서
PH1 +자 드라이버로 돌리면
나사 대가리가 망가진다.
그럼 대형사고다.
PH2(일반적이고 대중적인)를 사용하면 된다.


개봉 완료

커버를 분리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
접합 부분이 뜯기는 일이 없다.
살살 달래서 분리하면 잘 떨어진다.
역시 손잡이에 4개가...
중앙 모터 부분에 6개가 달려있다.

우선 손잡이 4개를 살펴보자.
이 청소기의 전압은 12V.
밧데리는 1.2V짜리 10개.
그렇다면 10개 모든 밧데리가 직렬로 연결되어야 한다.

허걱 밧데리를 살펴보니 생산일이 적혀있다.
0850
08년 50주차에 생산한 밧데리다.
즉 08년 12월에 생산한 밧데리고...
지금이 17년 10월이니... 오래 썼다.


4개를 보니 직렬 연결이다.
밧데리는 모두 스팟 용접으로 연결됐다.
인터넷을 보면 스팟 용접하러 용산이나 청계천을 가는 사람이 있나본데...
납땜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스팟 용접 철판을 살살 잘 뜯어내어 재활용하면 편하다.
스팟 용접의 장점은 접합 부위가 얇다는 점, 그리고 깨끗하다는 점이다.
+극과 -극이 직렬로 연결된 구조다.
극성 연결을 모르겠다 싶으면...
이전 밧데리의 -극과 +극을 계속 연결하면 된다.
손잡이쪽 밧데리 4개를 분리하고 전리품을 정리했다.


이제는 중앙 모터에 달린 배터리를 분리할 차례다.
오른쪽, 중앙상부, 왼쪽에 2개씩 총 6개가 달려있다.
오른쪽 밧데리 2개가 직렬로 연결되어 있다.
오른쪽 +극에서 나온 전선이
중앙 밧데리 -극으로 연결되고,
직렬 연결 이후
+극으로 나간다.
이 +극으로 나간 전선은 왼쪽 밧데리 -극으로 연결된다.
중앙 밧데리의 +극에서 나온 전선은
왼쪽 밧데리의 -극으로 연결된다.

밧데리의 연결구조를 파악했다.
모두 직렬 연결이며
스팟용접으로 되어있다.
새 밧데리를 직렬 연결할 때
스팟 용접으로 사용한 철판을 재활용한다.
마침 이케아에서 HR6(니켈 수소 배터리를 의미함) 2450mAh짜리를 할인해서 판다.
잽싸게 자전거 타고 다녀왔다.
일산 이케아는 아직 오픈 전이다. 10월 19일에 오픈한다. 
덕분에 일산-광명을 자전거로 왕복했다. 75km밖에 안된다.
4시간 걸렸다. ㅎㅎ 
4알에 9,900원으로 용량 대비 무척 저렴하다.

기존 청소기에 달려있는 밧데리 용량이 1,300mAh였는데
보통 15분 정도 사용했으니...
밧데리를 갈고 나면 적어도 25분은 작동하리라 본다.
밧데리만 2만5천원 들었다.
AS 대비 절반 이하의 가격이다. ㅎㅎ
또 용량도 거의 두배다.
같은 용량으로 샀다면 훨씬 더 저렴하다.

첫번째로 모터 상부에 2개를 장착했고...
뜯어낸 스팟 용접 철판을 재활용해서 납땜했다.
그렇게 모든 밧데리를 직렬 연결해서...
청소기 안에 넣었다.
두개씩 납땜을 미리 해두어서 장착에는 올래 걸리지 않았다.


장착 완료

이제 작동 테스트...
ㅎㅎ 일지...
ㅠㅠ 일지...
두근두근이다.

힘차게 잘 돈다.
충전도 잘 된다.
흡입 힘도 좋다.
버릴려고 방치했는데... 살렸다.
마누라 매장에서 힘차게 작동할 것이다.
방치 이후 새로 장만한 녹색 청소기와 나란히 한컷!
이놈도 맛가면 이렇게 바꿔야지...

니켈 수소 배터리가 10개나 생겼다.
10년 넘게 사용해서 용량이 많이 줄었겠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요긴하게 사용 가능하다.